국화빵의 추억
나는 국화빵 천원어치를 달라고 하고는 안경 낀 사내의 얼굴을 힐끔 쳐다보았다. 사내는 추위에 손이 곱았는지 더듬거리는 손으로 빵틀에서 국화빵을 하나씩 끄집어내어 종이봉지에 담다가 국화빵 하나를 그만 땅바닥에 떨어뜨렸다.
나는 땅바닥에 떨어진 국화빵이 꼭 사내의 눈물처럼 보였으며, 국화빵을 들어낸 빵틀의 빈자리 또한 사내의 눈물자국처럼 보였다.
.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으나 나는 이제 거리에서 파는 음식들, 강원도 감자떡이나 중국식 호떡이나 붕어빵, 잉어빵, 오뎅, 만두, 호두과자 등을 가끔 사먹는다. 그것이 그나마 빈곤한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일이기 때문이다.
- 정호승의《인생은 나에게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중에서
'[ 좋은글 감상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는 배웠다 (0) | 2016.10.19 |
---|---|
낮추면 높아진다 (0) | 2015.11.27 |
고통이 주는 선물 (0) | 2015.07.30 |
주님이 계획하신 하루 (0) | 2015.06.11 |
인생은 5분의 연속이다 (0) | 2015.06.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