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 명언 ]

그것이 인간이다

석정 이정민 2013. 10. 15. 19:41

그것이 인간이다

사람들은 작은 상처를 오래 간직하고

큰 은혜는 얼른 망각해 버린다.

 

상처는 꼭 받아야 할 빛이라고 생각하고

은혜는 꼭 돌려주지 않아도 될 빚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생의 장부책 계산을 그렇게 한다.

나의 불행에 위로가 되는 것은 타인의 불행뿐이다.

그것이 인간이다.

 

억울하다는 생각만 줄일 수 있다면

불행의 극복은 의외로 쉽다.

상처는 상처로 밖에 위로할 수 없다.

세상의 숨겨진 비밀들을 배울 기회가 전혀 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이렇게 말해도 좋다면

몹시 불행한 일이다.

 

그것은 마치 평생동안 똑같은 식단으로 밥을

먹어야 하는 식이요법 환자의 불행과 같은 것일 수 있다.

 

인생은 짧다.

그러나 삶 속의 온갖 괴로움이 인생을 길 게 만든다.

소소한 불행에 대항하여 싸우는 일보다는

거대한 불행 앞에서 차라리 무릎을 꿇어 버리는 것이

훨씬 견디기 쉬운 법이다.

 

인생은 탐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탐구하는 것이다.

실수는 되풀이된다.

그것이 인생이다.

제아무리 강한 사람도

살면서 눈물을 흘리는 때가 있다.

 

우리는 친구의 어깨를 붙잡고 울기도 하고,

남몰래 이불 속에서 웅크리고 누워

고독의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기도 한다.

때론 우리의 진실을 곡해하는 사람들 앞에서도

참담한 눈물이 고일 때가 있다.

혹시 그대가 사람들 앞에서

눈물을 보여야 할 때가 있다면,

가능한 한 사려 깊어야 한다.

 

진실이 진실로 통하지 않은 순간에서

눈물만큼 훌륭한 언어는 없기 때문이다.

누구에겐가 편지를 쓸 수 있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이야.

 

누구에게 자신의 생각을 전하고자

책상 앞에 앉아서 펜을 들고,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야.

물론 글로 써놓고 보면,

자신이 말하고 싶었던 것의 아주 일부분밖엔

표현하지 못한 것 같지만 그래도 괜찮다 싶어.

 

누구에게 뭔가를 적어 보고 싶다는 기분이 든 것만으로도,

지금의 나로서는 행복해.

그래서 나는 지금 네게 이렇게 편지를 쓰고 있는 거야.

_무라카미 하루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