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이야기 ]

통근버스 놓친 날

석정 이정민 2018. 7. 24. 15:45

♥통근버스 놓친 날



한 회사원이 새벽에 통근 버스를 타기 위해 집을 나섰다. 이윽고 통근버스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웬일인지 버스가 쌩하니 지나쳐버리는 것이었다. 지나간 버스의 꽁무니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통근버스를 기다리던 다른 한 직원에게 묻는다.

 

저 버스, 회사 통근버스 아닙니까?“

 

그런 것 같은데 그냥 가 버리네요.”

 

그러던 중에 택시 한 대가 앞에 서더니 나이 지긋해 보이는 기사 아저씨가 창문을 열고 묻는다.

 

방금 지나간 버스가 회사 통근버스 아닌가요?”

 

맞는데 그냥 지나가 버리네요.“

 

그러자 기사 아저씨는 얼른 택시에 타라고 손짓했다. 영문도 모른 채 차에 오르자 기사 아저씨는 다음 정차 지점까지 버스를 쫓아가자고 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 일이라 멍해 있었는데 가면서 생각해보니 의아스러웠다. 그때 기사 아저씨가 말을 꺼냈다.

 

사실 통근 버스 안에는 우리 아들이 타고 있습니다. 우리 아들이 바로 통근버스 운전기사예요. 오늘이 버스를 운행하는 첫날이라 혹시나 해서 뒤따라 나왔는데, 아니나 다를까 두 분을 못 보고 그냥 지나쳐 버렸어요. 이거 미안해서......”

 

-윤문원의 '아버지의 술잔에는 눈물이 절반이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