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이야기 ]

새책, <얼음장 밑에서도 늘 물은 흐른다>

석정 이정민 2021. 11. 24. 12:04

 

새책

얼음장 밑에서도 늘 물은 흐른다

홍승표 지음

 

▲얼음장 밑에서도 늘 물은 흐른다. / 홍승표 지음. 도서출판 위(사진 @이정민)

 

▲저자 홍승표(전 파주부시장, 전 용인 부시장, 전 경기도관광공사 대표사원. 사진 출처: 홍승표 페이스북))

 

'물은 큰 그릇이나 작은 그릇이나 가리지 않지요. 나무 그릇이든 놋쇠 그릇이든 차별하지 않습니다. 사람도 있는 그대로가 중요합니다. 그가 누구든 선입견을 품어서는 안 될 일이지요. 저택에 사는 부자를 만나든 단칸방에 시글세로 사는 가난한 이를 만나든, 권세를 떨치는 벼슬아치를 만나든 깃털 빠진 병아리 같은 서민을 만나든, 명예가 드높은 유명인을 만나든 이력에 이름밖에 쓸 게 없는 이를 만나든, 어디에서 누구를 만나든 물처럼 낮은 몸짓으로 살아가려면 내가 그에게 물일뿐이어야지요. 언제나 부드럽고 유연한 물처럼, 물 흐르듯이 살아가는 게 참 인생이라는 말입니다.' P29

 

나라의 녹을 먹으며 사는 게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닙니다. 단순한 월급쟁이가 아니라는 말이지요. 철저한 자기 관리와 무한봉사의 마음이 내재해 있지 않으면 공복의 도리늘 다하기 어렵습니다. 스스로 공부하고 나름대로 가치를 설정해 몸과 마음을 가다듬어야지요. 부정부패에 가까이 가지 않도록 자기관리에 힘써야하구요. 가끔 부정한 관리들이 쇠고랑을 차고 국립인생대학교(?)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녹을 먹고 사는 사람들은 마치 자기 일인양 쥐구멍을 찾게 되지요. 미꾸라지 한 마리가 물을 흐려 놓는다고, 도매금으로 매도되는 사태를 맞게 되는데, 어쩔 수 없 수 없습니다.감수해야지요. 공직자로 사는 사람은 공인이고 그만큼 올곧은 몸가짐이 필요하니까요.’ P153

 

공무원의 가장 큰 장점은 특별하게 잘못하지 않으면 정년까지 일할 수 잇다는 것입니다. 역설적으로 이는 가장 큰 단점이기도 합니다. 무능한 사람도 안 잘리고 정년까지 갈 수 있으니까요. 문제는 이들이 퇴직하면 우리 후대들이 연금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P163

 

벼슬이나 권력, 그거 지나고 나면 별거 아닙니다. 그런데도 권력을잡기 위해 목숨거는 일이 다반사지요. 완장을 차면 사람이 달라진다는 말이 있습니다만, 지위가 높아질수록 권력이 커진다고 해서 권위도 비례해서 높아지는 건 아닙니다. 권위는 권력을 휘두르기보다 나누고 배려하는 데서 생깁니다. 베풀어야 가치와 품격이 높아지는 법이지요. P175

 

오늘날에도 머슴은 있지요. 공직자가 바로 그 머슴입니다. 그런데 머슴다운 머슴은 잘 보이지 않아 아쉽습니다. 얄팍한 지식으로 입만 살아서 설쳐대는 설익은 완장만 보입니다. 공무원은 국민의 심부름꾼이자 머슴이라는 본분을 망각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요즘은 어느 것도 어렵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로 힘겨운 세상입니다. 그래서 더욱 머슴이 그립습니다. 스스로 머슴이 되겠다고 나섰으면 옛날 머슴의 반만이라도 우직하게 일해야 할 텐데,거들먹거리는 와낭만 판치는 것 같아 씁쓸하고 안타깝습니다.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특히 공무원에게 필요한 것은 국민을 위한 머슴 정신이 아닐까 합니다P199

 

인생살이, 마음먹은대로 살아지는 게 아니지요. 지나가면 늘 부족해서 아쉬움이 남는 게 세상살이입니다.그래서 후회하고 자책하고 괴로워하기도 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 정도가 지나치면 자신에게 화가 미칩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면 목숨까지 던져버리는 안타까운 일도 생기는 거지요. P320 

 

"얼음장 밑에서도 물은 흐른다"의 저자 홍승표는 경기도 광주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름다운 산과 들을 벗삼아 살아온 감성을 바탕으로 그는 고교시절 연세대학교 주최 전국남녀고교생 문예작품 공모에 당선되었고, 1988년 경인일보 신춘문예작품 공모에 당선되어 등단했다. 1991년 시조문학의 추천을 받았으며, 1992년 한국시조 신인상과 2004년 팔달문학상을 받았습니다.

 

홍승표(전 파주부시장, 전 경기관광공사 대표사원), 그는 고교 3학년 여름방학 때 공무원 최말단 시험에 합격해 고교 졸업 전부터 공직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1975년 경기도 광주군청 공무원으로 입문한 뒤 1982년 경기도청으로 자리를 옮겨 도지사 비서관, 문화정책, 총무.자치행정과장, 팔달수질개선본부장, 자치행정국장, 의회사무처장, 과천, 파주, 용인부시장으로 일했습니다.


홍승표는 공직사회에서 9급공무원으로 출발해 1급관리관으로 명예퇴직한 입지전적인 인물로 손꼽히기도 했습니다. 홍 전 부시장은 명예퇴직 후 경기도지사 비서실장과 경기도관광공사 대표사원으로 근무한 이력도 가지고 있으며, 경기도청 공무원들이 뽑는 "함께 일하고 싶은 베스트 간부 공무원"으로 4회 연속 선정되었고, 2011년부터 정부의 직종개편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습니다.

 

경기도청공무원노조와 전국 시도 공무원노동조합 총연맹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았고, 2010년 공무원으로는 최고의 영예인 다산대상 청렴봉사부분 대상을 받았으며, 2013년에는 경기도를 빛낸 영웅으로 선정되었고 도전한국인 운동본부가 선정하는 자랑스러운 자치단체장 특별살을 받았습니다.

 

인간 홍승표는 공무원이 평생 직업이었고, 40년을 공직자로 살았습니다. 공무원들의 맏형 같은 도우미이자 전설로 정평이 나있다. '2013년 경기도를 빛낸영웅', 2014'홍조근조훈장' 수상 등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인사 행정전문가로도 유명합니다.

 

경기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취득했고, 한국문인협회와 한국시조시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시집 '먼 길(2004)', 수필집 '공부 못하는 게 효도야(2009)', '높이면 낮아지고 낮추면 높아진다(2011), 수필집 ' 꽃길에서다(2014)'외에 다수의 공동시집을 낸 바 있습니다.

 

홍승표의 수필집이나, 시집 등 저서들은 모두 공직자나 혹은 공직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 보아도 손색이 없는 지침서라 해도 과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는 공직자라면 갖추어야 할 본분, 도양, 책임, 판단, 특히 수필집 꽃길에 서다(2014. 도서출판 한울)’, ‘얼음장 밑에서도 물은 흐른다(2021. 도서출판 위)’가 그렇습니다.

 

물은 어느 곳에서든 낮은 곳만을 찾는다. 낮은 곳만 찾는 속성으로 " 겸손하게 산다', 또는 '몸을 낮춘다'를 강조합니다. 겸손하게만 살면 탈이 없습니다. 

 

'청산은 나를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탐욕도 벗어놓고 성냄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 가라하네 ' 라는 글이 생각납니다. 

 

'얼음장 밑에서도 늘 물은 흐른다 '의 홍승표님의 글을 읽어보니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라하는 글이 떠오릅니다.

 

새책 <얼음장 밑에서도 물은 흐른다>의 저자 홍승표는 책의 말미에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어쩌면 고졸 출신이라는 콤플렉스 때문에 더 열심히 일했는지 모릅니다. 서기관으로 승진 후인 나중에 늦깎이로 공부를 시작해 야간대학과 대학원을 마치기는 했습니다. 행정학을 전공했는데, 사무관 승진 시험 때 공부한 내용이 많아 유리했고, 젊은 학생들에게 뒤지지 않으려고 열심히 공부하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학위수여식에서 최우수 상을 받았습니다. ....”

그런 그였기에 4회 연속 함께 일하고 싶은 베스트 간부공무원으로 4회 연속 선정이 되었고, 명예퇴직 후에도 행운이 따라 경기도청 비서실장과 경기관광공사 대표사원으로 일했습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한국시조시인협회회원이며, 언론사 객원논설위원이자 자유기고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홍승표 지음 <얼음장 밑에서도 믈 물은 흐른다> 도서출판 위/ 15,000원